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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철수?” 떨고 있는 두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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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군산공장 폐쇄로 실직한 사람들 대부분이 아직도 예전 수준의 삶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16일 찾아간 군산 국가산업단지 한국GM 공장. 굳게 닫힌 철문과 담벼락 사이로 들여다본 모습은 아스팔트 사이로 자라난 풀과 버려진 의자, 녹슨 채 닫혀 있는 철문과 자물쇠를 걸어 잠근 쇠사슬 등 재난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인근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공장과 타타대우상용차 공장·출고사무소가 활기를 띠는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군산에서 20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 모씨는 “2018년 한국GM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실직자들이 대거 타지로 떠났고, 군산에 남은 사람들은 배달을 하거나 대리운전을 하며 여전히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2000명 수준을 유지하던 군산시 실업자 수는 2017년 하반기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문을 닫자 3000명으로 늘어났으며, 한국GM 공장이 폐쇄된 2018년에는 5000명으로 치솟았다. 이 수치는 코로나가 지나간 2022년 상반기가 돼서야 2000명 수준으로 정상화됐다. 군산시가 아닌 인근 지역에 거주하던 직원들까지 감안하면 이 숫자는 더 커진다.

 

2018년 공장 폐쇄 당시 한국GM에 부품을 납품하던 협력업체 대표 신 모씨는 “연 1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는데 공장 폐쇄 이후 매출의 70%가 한꺼번에 사라졌다”며 “직원들 대부분을 떠나보내고 2~3명만 남아 공장을 지켰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한국GM 사업장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인천 부평공장의 한 직원은 “드러내놓고 말할 수는 없어도 GM이 언제든 철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관세 발언 이후 술자리 등에서 미래를 걱정하는 젊은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경남 창원공장의 간부급 직원은 “창원에는 군산공장 폐쇄 당시 실직했다 돌아온 직원이 많다”며 “밤새 미국에서 나쁜 소식이 발표된 건 아닌지 아침마다 뉴스를 보기가 두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3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트럼프2.0 자동차산업 관세폭탄과 한국GM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오민규 한국GM지부 자문위원은 토론회에서 “지난해 한국GM의 국내 판매량은 처음으로 5%에 못 미쳤다. 고사 위기”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조는 사측과 함께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GM 본사와 현지 공장 등을 방문하는 일정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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