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모태 사업인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애경산업의 재무구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최근 실적 부진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인해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이다.
2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처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1954년 비누, 세제 등을 만드는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를 모태로 성장했다. 애경산업은 1985년 4월 그룹에서 생활용품 사업 부문을 떼어내 설립된 회사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CEO 간담회를 열고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라며 “현재 회사 매각을 위한 절차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지 않았다”며 “회사 임직원의 근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가져가겠다. 기존 진행 중이던 각 부서별 프로젝트와 업무는 그대로 이어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애경그룹이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AK홀딩스는 총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4조원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328.7%에 이른다.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은 3800억원 수준이다.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2400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자산가치 등을 합치면 매각가는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애경그룹 유동성 리스크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당사자는 부인했지만 제주항공 매물설이 돌기도 했다는 점은 그룹 위기를 방증했다”고 말했다.
애경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의 매각을 검토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국내 생활용품과 화장품 분야에서 일정한 지위를 지켜오고 있다. 특히 생활용품 ‘케라시스’와 ‘2080’, 화장품 ‘루나’ 등 대표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 매각 이후 사업 영위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애경산업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약 19.8%로 비교적 낮다. 부채비율이 낮다는 것은 외부 차입금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자금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뜻한다. 재무 건정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경우 매각 시 잠재적 인수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 전반의 경쟁 심화와 소비 감소로 인한 성장 둔화는 향후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경산업은 최근 실적 부진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화장품 ‘빅3’ 타이틀을 에이피알(APR)에게 자리를 내줬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679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3.5% 감소한 474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의 영업이익은 나란히 20% 이상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에이피알은 722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애경산업을 뛰어넘었다.
애경산업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0%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장품은 일본, 미국 등 비중국 지역 성장 및 M&A를 포함한 신규 브랜드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애경그룹은 또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골프장 중부CC 매각도 추진 중이다. 애경케미칼이 중부C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경그룹이 향후 항공(제주항공)과 화학(애경케미칼)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매각 관련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출처: 헤럴드경제 https://v.daum.net/v/20250402090407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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